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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신문 1면 사진들] 초고속 외교무대 데뷔, 정상외교 재가동한 이재명 대통령…‘1박4일’ G7 정상회의 강행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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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중
  • 조회 8회
  • 25-06-22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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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사전문변호사 ※신문 1면이 그날 신문사의 얼굴이라면, 1면에 게재된 사진은 가장 먼저 바라보게 되는 눈동자가 아닐까요. 1면 사진은 경향신문 기자들과 국내외 통신사 기자들이 취재한 하루 치 사진 대략 3000~4000장 중에 선택된 ‘단 한 장’의 사진입니다. 지난 한 주(월~금)의 1면 사진을 모았습니다.
■6월 16일
지난 13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했습니다. 이후 두 나라 간의 충돌이 이어지면서 확전의 위기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15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이란 수도 테헤란의 국방부 청사와 핵심 에너지 시설을 타격했습니다. 대대적인 반격에 나선 이란도 이스라엘 본토 곳곳에 탄도미사일 200여 기와 자폭 무인기(드론)를 발사했습니다. 국제사회가 사태 악화를 막으려 나섰지만 두 나라는 거친 설전을 주고받으며 공세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16일 월요일자 1면 사진은 이란의 ‘미사일 보복’으로 파괴된 이스라엘 주택가 모습입니다. 하마스 전쟁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이스라엘 본토의 피해 장면입니다. 외신을 통해 많은 사진들이 올라왔습니다. 자주 보이는 사진 중에는 이스라엘 상공에서 방공시스템 ‘아이언돔’이 이란에서 날아온 미사일들을 요격하는 장면들이 있습니다. 밤하늘에 긴 빛의 궤적을 그리고 있는데요, 흡사 게임을 보는 듯합니다. 어떤 전쟁사진이 ‘미학적’으로까지 보인다는 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이 사진들은 전쟁의 본질을 드러내고 있는 걸까요?
■6월 17일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했습니다. 취임 12일 만에 첫 해외 방문길에 오른 겁니다.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이른 출국입니다. 이번 G7 정상회의 참석은 이 대통령의 외교 데뷔이자 12·3 불법계엄에 따른 6개월간의 정상외교 공백을 메우고, 국제사회에 한국의 새로운 출발을 알린다는 의미가 있습니다. G7 회의에는 회원국인 미국·영국·독일·프랑스·이탈리아·일본·캐나다 외에 한국·호주·브라질·인도·멕시코·남아프리카공화국·우크라이나 등 7개국 정상이 의장국인 캐나다의 초청을 받았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G7 참석이 결정됐을 때 이미 17일자 1면 사진도 정해졌습니다.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트랩을 올라 전용기 문 앞에서 인사를 하는 장면입니다. 참신하고 기묘한 앵글을 구사해봐야 다 소용없이, 딱 이 사진입니다. 대통령 부부의 시선은 환송 나온 이들이 아니라 카메라를 바라봅니다. 이 사진을 볼 국민들을 향해 ‘잘 다녀오겠습니다’라는 인사입니다.
■6월 18일
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정상외교에 시동을 걸었습니다. 캐나다 캘거리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첫 일정으로 시릴 라마포사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습니다. 취임 후 외국 정상과의 첫 대면 회담이었습니다. 이어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와도 양자회담을 했습니다. 관심을 모았던 한·미 정상회담은 G7 회의에 참석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조기 귀국하면서 무산됐습니다.
18일자 1면 사진은 이 대통령의 캐나다 방문 첫날 일정 중 호주 총리와 정상회담을 하는 모습입니다. ‘정상외교 복원 시작’이라는 의미에서는 먼저 진행됐던 남아공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의미에 좀 더 충실했을 수 있겠습니다만, 대통령의 표정과 제스처에서 여유와 에너지가 읽혀 조금 더 마음이 기울었습니다.
■6월 19일
이재명 대통령이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를 만났습니다. 이날 진행된 첫 한·일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후 14일 만에 이뤄졌습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래지향적으로 조금 더 나은 관계로 발전하기를 기대한다”면서 “국제통상 환경이나 국제 관계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어 협력하면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대통령은 회담에서 양국을 “가깝고도 먼 나라” “앞마당을 같이 쓰는 이웃집” 등으로 표현하며 “의견 차이를 넘어 협력하고 도움이 되는 관계로 발전해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시바 총리는 “(이 대통령이) 일본 TV 방송에 매일 나오신다”며 “처음 뵙는 것 같지 않다”고 화답했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은 캐나다에 머무는 동안 각국 정상과 국제회의 수장 등 총 11번의 정상외교를 펼쳤습니다. 대통령은 1박4일의 ‘빡쎈’ 일정을 소화하고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1면에는 한·일 두 정상이 만나 악수하는 사진을 골랐습니다. 연속 사흘째 대통령 사진을 1면에 썼습니다. 한·일 정상회담이 피할 수 없는 1면 사진이었다면, 전날 호주 총리와의 사진을 쓰지 말았어야하나 하는 생각을 잠깐 했습니다만, 취임 후 기록적인 첫 해외 방문에, 외국 정상과의 첫 정상회담에, 첫 한·일 정상의 만남에서 어느 걸 밀어낼 수 있겠습니까. 그래서 사흘 연속 ‘첫’, ‘첫’, ‘첫’ 의미를 가진 사진이 1면에 앉혔습니다.
■6월 20일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이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자주파’와 ‘동맹파’ 논란을 두고 “저는 자주파도 동맹파도 아닌 실익을 따라 온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야당은 이 후보자를 “친북 성향”이라며 문제 삼았고, 여당은 “전문적 식견과 능력을 갖췄다”며 방어했습니다. 이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 때 통일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당시 외교가에서는 한·미 동맹에 무게를 두는 ‘동맹파’와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중시하는 ‘자주파’ 간의 갈등이 빚어지기도 했습니다.
1면 사진은 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는 모습입니다. 이재명 정부의 고위직을 대상으로 처음 열리는 인사청문회였습니다. 1면에 이 대통령 사진이 나흘째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첫 인사청문회’라는 이유로 1면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첫’이라는 매력적인 관형사는 나흘째 1면 사진을 고르는 주요한 기준이 되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17일(현지시간) 캐나다에서 진행한 첫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협력 증진에 뜻을 모으면서 한국의 정권교체 이후에도 양국이 같은 기조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두 정상은 양국이 과거사 문제를 관리하자는 데 공감하면서 ‘현재·미래’에 방점을 뒀다. 향후 대중국 관계 설정과 한·일 간 뇌관인 과거사 문제 대처 등이 이재명 정부 ‘실용 외교’의 시험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캐나다 캐내내스키스에서 30분 동안 회담했다.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한 짧은 만남이지만, 각종 현안과 관련한 입장을 교환하고 미래지향적 관계 발전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두 정상은 지난 9일 통화에 이어 한·미·일 공조를 지속 유지하고 발전시킨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 대통령이 첫 외교무대에서 3국 협력 강화 뜻을 밝힌 것이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한·미·일 협력(언급)은 우리와 일본 쪽에서 (모두) 나왔고, 앞으로 증진시켜 나가자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023년 8월 한·미·일 협력을 제도화한 ‘캠프 데이비드 성명’ 이후 3국 정상이 모두 바뀌었지만, 3국 협력 틀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동맹 경시 성향에 따라 3국 협력이 흔들릴 것이란 전망이 나왔지만, 미국도 현재 이 기제를 중시하는 모습을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중국 견제를 최우선 대외정책으로 설정하면서 인도·태평양 지역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구상과 연계된다.
이는 한국 정부가 한·미·일 협력 강화로 인해 중국과 불편한 관계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실용 외교를 내세우며 중국과도 원만한 관계를 맺어가겠다고 밝혀왔다. 향후 정부가 어떤 방향으로 대중 접근을 추진할지 주목된다.
이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는 이날 양국 협력도 심화키로 했다. 두 정상은 “전략적 환경 속에서 협력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보다 견고하고 성숙한 관계 기반을 조성해 나가자고 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특히 두 정상은 셔틀외교 재개 의지를 확인하고, 이를 위한 논의를 진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전임 윤석열 정부가 강제동원 제3자 변제 해법을 내놓으면서 한·일 간 셔틀외교가 복원됐지만 12·3 불법계엄 사태로 중단됐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두 정상이) 서로 오고 가는 일이 빈번하게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했다. 양국 간 분위기가 무르익으면 이 대통령이 국빈으로 일본을 방문할 가능성도 있다. 한국 대통령의 국빈 방일은 2003년 6월(노무현 대통령)이 마지막이다.
회담에서 과거사 문제는 두드러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과거사와 다른 협력 사안을 분리하는 이른바 ‘투 트랙’ 기조를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과거(사)라는 말이 나오긴 했지만 쟁점을 위주로 얘기한 건 아니다”라며 “과거의 문제는 잘 관리해 나가고 협력 문제를 더 키워서 미래지향적인 관계를 꾸려나가자는 말씀이 있었고 대체로 공감을 이뤘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에서 “작은 차이들이, 또 의견 차이들이 있지만 그런 차이를 넘어서 여러 면에서 서로 협력하고”라고 말했다.
정부의 대일 기조에 대한 의구심을 불식하는 자리로도 평가된다. 이 고위 관계자는 “한·일 관계가 여전히 협력 관계를 향해 나아간다는 데 대한 명확한 시그널이 주어졌고, 좋은 출발점이었다고 본다”고 했다.
다만 이시바 총리의 전후 80년 메시지, 사도광산 공동 추도식 개최, 일본 지도층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 등 곳곳에 암초가 놓여 있다.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에서늑대 해설사로 25년 일지 기록
복원 사업으로 들여온 14마리공원에 정착하는 이야기 담겨
아버지·의붓아들의 대립 등다큐멘터리 보는 듯 ‘생생’
미국 옐로스톤 국립공원. 늑대 8번이 있다. 덩치 큰 형제들에게 괴롭힘을 당하던 작은 잿빛 늑대다. 그는 먹잇감으로 잡아온 고기도 항상 맨 나중에 먹었다. 서열이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8번에겐 누구도 엿보지 못한 영웅의 자질이 있었다. 어느 날 형제들이 숲에서 커다란 회색 곰이 사냥한 새끼 엘크를 빼앗다 곰에게 쫓기게 된다. 목숨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가장 뒤처져서 달리던 8번이 갑자기 걸음을 멈추고 곰과 정면으로 맞선다. 곰은 깜짝 놀라 움직임을 멈췄고, 그사이 형제들은 멀리 달아날 수 있었다.
옐로스톤의 늑대 해설사였던 저자는 멀리서 망원경으로 그 장면을 지켜보고 있었다. 영화배우 드웨인 존슨의 명언을 떠올린다. “영웅은 아무도 보지 않아도 올바른 행동을 한다.” 며칠 후 저자는 8번이 무리의 선두에서 암컷 무스를 쫓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다. 영웅의 탄생이다.
사실 8번의 고향은 캐나다다. 1995년 1월, 옐로스톤 늑대 복원 사업을 위해 현지에서 포획돼 다른 야생 늑대 열세 마리와 함께 공원에 발을 들였다.
울프 8릭 매킨타이어 지음·노만수 옮김사계절 | 352쪽 | 2만3000원
1872년 미국은 와이오밍주, 몬태나주, 아이다호주에 걸쳐 있는 8933㎢의 대지를 세계 최초로 국립공원으로 지정하고 옐로스톤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천혜의 자연을 보려는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당시 시민들은 물론 공원관리국도 최상위 포식자인 늑대가 다른 동물들의 삶을 파괴하고 관광객의 안전을 위협하는 해로운 동물이라 생각했다. 늑대 포획이 시작됐고, 1926년까지 옐로스톤의 모든 늑대를 사냥했다.
생태계의 한 고리가 사라지자 자연은 급속도로 무너졌다. 포식자가 사라진 뒤 엘크와 들소 같은 초식동물이 초원의 풀과 강가의 새싹을 먹어치웠다. 풀과 나무가 사라진 들판으로 철마다 강물이 범람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실수를 깨닫고 생태계 재건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중심에 늑대 복원이 있었다.
영웅에겐 그의 일대기를 기록할 관찰자가 필요하다. 저자가 이 역할을 한다. 늑대 연구자로서 오래전부터 일해온 그는 옐로스톤의 늑대 해설사로 부임한다. 우여곡절이 있었다. 정부가 막판에 해설사에 대한 예산 지원을 끊자 매킨타이어는 자신의 책 <늑대사회> 홍보 사인회에서 직접 옐로스톤 해설사 배치에 필요한 기부금을 모은다. 마지막 강연에서 드디어 목표 금액이 모두 모이고, 그는 옐로스톤에 발을 들여놓는다.
매킨타이어는 옐로스톤에서 25년간 일하면서 2000년 6월부터 2015년 8월까지 하루도 빠지지 않고 6175일 연속으로 야외 관찰에 나섰다. 늑대를 관찰한 횟수는 총 9만9937회에 이르고 매일 기록한 관찰일지는 1만2000쪽에 달한다.
이 같은 열정이 책에 고스란히 담겼다. 8번을 포함한 열네 마리의 늑대가 처음 옐로스톤에 발을 들이고 그들이 공원에 정착하는 이야기가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 심도 있게 펼쳐진다.
처음 늑대들은 인간이 만들어놓은 울타리 안에만 머문다. 일정 시간이 지나고 레인저들이 울타리 문을 열어 두지만, 늑대들은 두려움에 밖으로 나오지 못한다. 문이 아닌 곳에 구멍을 뚫고 사슴 사체를 가져다 둔 뒤 늑대를 유혹해 공원으로 끌어낸다.
옐로스톤의 동물들에게도 늑대는 낯설었다. 엘크들은 늑대를 만나도 도망치지 않고 오히려 다가간다. 엘크도 늑대가 얼마나 위험한지 몰랐던 것이다.
장대한 자연의 한 부분으로 성장해가는 늑대들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중심은 알파 수컷(무리의 리더)으로 성장한 8번과 그의 의붓아들인 늑대 21번이다. 이야기의 막바지에 서로 다른 무리의 리더가 된 8번과 21번이 부딪치는 상황이 발생한다. 자신의 무리를 상대 무리에게 잃은 만큼 회피할 수 없는 싸움이다.
자신을 키워낸 의붓아버지와 싸워야 하는 21번, 늙어서 4개의 송곳니 중 두 개는 사라지고 하나는 부러진 8번이 쫓고 쫓기는 상황에 대한 묘사는 생태계의 일부로 살아가는 개체가 마주하는 비정한 운명처럼 느껴져 감동을 준다.
전반적으로 집요한 관찰을 세심한 묘사로 풀어내 소설만큼 읽는 맛이 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이 책을 “가족을 지키기 위해 필사적으로 생존 투쟁한 영웅들의 서사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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