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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희진의 낯선 사이]‘일하는 정부’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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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성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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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5-07-11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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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집권 초반이라 언론이 우호적인 것인지 실제로 ‘일하는 정부’이기 때문인지 단정하긴 이르지만, 대통령이 부지런히 국정을 챙긴다는 인상만큼은 분명하다.
내가 생각하기에 가장 잘한 일은 북한 접경 지역 주민의 소음 민원 해결과 대북전단 살포 중지다. 국가안보와 인간안보가 상충하지 않은 좋은 예다. 북측의 호응도 긍정적인 신호다. 그러나 여전히 한반도 평화 정착에 필요한 근본적인 쟁점이 남아 있다.
한국 현대사는 오랫동안 외세로부터 침략을 당해 왔다는 피해자 민족주의-임지현이 말한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가 주류 담론으로 기능해왔다. 이러한 피해 의식은 베트남전과 이라크전 참전을 은폐하는 역사 왜곡일 뿐 아니라, 이미 북한과 회복 불가능한 격차가 벌어졌음에도 대결적·공세적 태도를 고착화하는 정치·심리적 장치가 된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여전히 ‘빨갱이’라는 표현이 거리낌 없이 통용되는 현실이 비극을 방증한다. 이는 보수 진영의 생존 전략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조에서 북한을 도발하는 행위를 중단하게 한 대통령의 지시는 거대 양당 체제에서 두 정당 사이에 그래도 차이가 있다는 ‘위안’을 준다. 대북관, 한반도 평화 전략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을 구분하는 ‘유일한’ 변별점일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내란 사건을 수사하는 조은석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비상계엄 선포 전 남한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날려 북한의 공격을 유도했다는 의혹을 더욱 철저히 규명해야만 한다.
우리는 “한민족은 백의민족이고 평화를 사랑한다”는 말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그러나 이는 신화이다. 일종의 본질주의적 사고방식으로, 원래부터 그런 민족이나 국가는 없다. 한국전쟁 후 이승만의 광적인 북진 통일 의지 때문에 북한이 한반도 전쟁 억지력을 위해 주한미군의 주둔을 원했다는 사실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박정희는 군사 쿠데타 이후 그의 저서 <국가와 혁명과 나>에서 “한 번도 남을 침략해 보지 못했던 이러한 민족사는 불태워 없애야 한다”고 울분에 찼지만, 그의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규철의 역저 <정벌과 사대>가 보여주듯이, 15세기 조선의 대외 원정은 여진이나 왜구의 약탈에 대한 소극적 대응이 아니라 조선 스스로 기획한 적극적 군사·외교 정책이었다. 사료를 보면 외세의 침입 횟수나 규모가 크지 않았는데도, 조선은 그보다 훨씬 대규모의 토벌을 감행했고 여진족에 대한 선제 정벌도 있었다. 1950년 육군사관학교 개교 이래 생도들의 경례 구호는 1988년 올림픽 이후까지도 “북진통일(北進統一)·고토회복(古土回復)”으로 사실상 ‘북침’을 표방한 것이었다.
이처럼 한국사는 피해뿐 아니라 가해 경험과 의지가 적지 않았음에도, 우리는 임진왜란·병자호란·일제 식민지 등 피해 서사에만 젖어 있다.
일제 때도 조선은 식민지를 찾았다
억압을 당하는 현실을 인식하는 일은 깨어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해 필수적이지만, 문제는 ‘피해 의식’ 자체이다. 국가주의, 민족주의 같은 정체성의 정치가 본디 피해자 의식에서 비롯한 원한(르상티망)의 정치이기 때문이다.
일본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가해국임에도 패전과 핵폭탄 피폭 경험을 통해 강한 피해 의식을 형성했고, 이는 일본 우익을 결집시키는 주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러시아 민요가 흔히 ‘한(恨)의 정서’를 담았다고 하는데, 러시아는 외세의 침략을 많이 겪은 만큼 주변국을 침략한 전력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고 전쟁이 장기화하는 동안 자국 내 반전 운동이 두드러지지 않는 것은 러시아 사회에 깊숙이 스며든 피해자 민족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피해 서사는 침략과 선제공격을 합리화하고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게 한다.
근대 국제질서에서 국가의 자기 결정권은 개인의 천부인권과 같이 당위적 권리로 간주되며, 국가 체제 안정을 위한 근본 원칙처럼 여겨져 왔다. 그러나 현실에서 이 자기 결정권은 전쟁을 합리화하는 만능 논리가 되었다. 실제로 국가들이 우선적으로 추구한 것은 자기 결정이 아니라 인접 영토를 흡수·통합하려는 ‘영토 보전(territorial integrity)’의 욕구였다. 근대 국가와 자본주의는 현상 유지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것은 본질적으로 팽창하는 생명체이다.
“돈 쓰는 국방에서 돈 버는 국방으로”라는 구호가 보여주듯이, 2000년대 한국 국방개혁의 핵심은 첨단 기술로 전력을 강화하면서 병력은 줄이고, 무기 수입국에서 수출국으로 탈바꿈하겠다는 데 있다. 실제로 현재 남한과 북한은 세계 무기 시장에서 각각 세계 10위권 내의 주요 수입국·수출국으로 자리 잡았다. 남북한 모두 무기 시장의 주요 행위자로 부상한 상태에서 “평화를 사랑하는 민족”이라는 말은 민망하다.
심지어 일제강점기 피식민지국이었던 조선은 일제를 따라 타국에 진출하고자 했다. 태평양전쟁 말기, 일제는 물자의 절대 부족으로 가미카제용 비행기 동체를 송진(松津)과 대나무로 만들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이러한 사정이었음에도, 권명아에 의하면 식민지 조선에서는 남방 지역(남태평양)으로의 진출이 1938년을 전후로 급증하기 시작했고, 1941~1943년에는 남방에 대한 담론이 조선의 매체를 장악할 정도였다.
당시 태평양 열도 남방은 무진장 자원의 고장으로 알려져 있었다. 자신을 일제와 동일시한 조선의 자본가들은 전세가 일본에 유리할 때마다 남방 개발과 그 이익의 실제 획득 가능성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 관심은 단순한 몫이나 지위를 넘어, 대동아공영권 속에서 ‘본토인으로서 조선’이 차지할 자리와 그에 대한 자부심으로까지 이어졌다.
무기 수출국, 한국을 생각한다
한겨레 7월2일 온라인판에 따르면, 프란체스카 알바네제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은 ‘가자 학살의 수혜 기업들’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60개 기업의 이름을 밝혔다. 그는 이 기업들이 가자지구 공격과 유대인 정착촌 건설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해 경제적 이득을 챙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목록에는 한국 기업 HD현대와 두산도 포함됐다. ‘방위산업’이라는 포장 뒤에서 학살용 무기를 연구·개발하고 수출하는 기업들이 적지 않다. 그럼에도 진보 언론까지 이를 “K방산”이라고 자랑스럽게 보도한다면, 원자력과 무기 수출에 대한 사회적 논의와 성찰의 기회는 사라질 것이다.
다음 두 발언은 1992년부터 2025년까지 지난 33년간 한국의 위상 변화와 자기 인식을 잘 보여준다.
“오래전 이쪽(남한)은 강대국이 넘겨준 원자력 정조대를 차게 되었고, 또 남북한의 비핵화 공동선언 때 우라늄 농축도 안 하겠다, 화학 재처리 공장도 안 갖겠다는 다짐과 함께 정조대의 버클을 한층 더 졸라맸으므로 여기의 핵 확산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중략) 이 원자력 정조대의 열쇠는 주변 4대국이 갖고 있는데 열쇠 모양이 서로 달라 네 나라가 따로따로 열어야 합니다. 그러나 그중 어느 나라도 그것을 열어줄 리가 없습니다.”(1992년 6월4일자, 중앙일보, 이창건 한국원자력학회장)
한편 지난달 11일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국정원장에 이종석을 임명한 것을 두고 “미국 풀도 먹고 중국 풀도 먹고 러시아 풀도 먹어야지, 미국 풀만 먹으면 영양실조 걸린다”며 이를 국익 외교라고 평가했다.
한반도가 강대국에 의해 철저히 구속되어 있다는 현실을 “원자력 정조대”라는 매우 성별화된 비유로 표현한 것은 유감이지만, 강한 국가로의 열망과 좌절이 ‘잘’ 표현되어 있다. 반면 한국의 현실을 “풀 뜯는 소”에 비유한 것은 우리가 4강을 상대로 선택성, 능동성, 주도권이 있음을 강조하는 언설이다.
‘국익 외교’와 평화 국가가 양립하기 위해서는, 대북 문제만이 아니라 무기 자본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 돈이 최고인 자본주의 체제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이재명 정부가 접경 지역 소음 해소와 대북전단 살포 중지로 남북 긴장 완화의 첫발자국을 디뎠듯이, 이제 한국 사회도 ‘피해자의 옷을 입은 군사주의’를 벗어던질 사회적 모색이 절실하다.
4강 사이에서 자주적으로 균형을 찾되, 북한과의 불필요한 대립을 거두고 무기 수출의 윤리까지 직시할 때 이재명 정부는 ‘일하는 정부’를 넘어 ‘평화를 위해 일한 정권’으로 기억될 것이다.
1년 가까이 매주 기차여행을 다녀온 뒤 ‘미래의 세계’(원제 Zukunftswelton)를 보았노라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허풍쟁이가 아니라 과학자다. 그의 발길이 닿은 곳은 독일 내 38곳, 해외 4곳 지역에 있는 84개 연구기관이었다. 이 장소들은 모두 한 이름 아래 묶여 있다. 막스플랑크협회, 총 31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한 독일의 비영리 단체다.
30여년간 분자생물학을 연구한 저자는 막스플랑크협회 회장으로 선출된 뒤 임기를 시작하기 전까지 아주 특별한 여정을 밟았다. 그의 기록은 우주에서 시작해 지구와 생태계, 인류, 세포, 의학, 로봇과 인공지능, 양자, 환경, 에너지, 핵융합 등 다양한 과학 분야를 넘어 사회 변화, 법, 아름다움까지 이어진다. 저자는 순수한 호기심과 질문으로 현재까지 과학이 밝혀낸 것들, 그리고 아직 남아있는 질문들을 풀어낸다. 인류는 여전히 자연과 우주 앞에 무력한 존재이지만, 과학은 늘 새로운 행동의 가능성을 열어왔다. 1970년대에 산성비를 알게 된 뒤 화력발전 과정의 이산화황 배출을 차단하고, 1985년에 남극의 오존층 구멍을 발견한 뒤 프레온가스 사용을 막은 것처럼 말이다.
저자에 따르면 미래를 여는 연구는 예상치 못한 일들이 벌어져도 “그 길을 계속” 걸어야만 가능하다. “변혁적인” 지식은 “기대하지 않았던 모퉁이에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어떤 의미인지 몰랐던 발견들도 거대한 지식의 퍼즐 조각이 된다. 우주의 똑같은 대상을 관찰하던 두 지역의 천문학자들은 우연히 한 망원경의 위치 변화를 깨닫고, 해양 지진을 예측하게 됐다. 박테리아 연구는 인간 유전질환 치료의 열쇠가 되었고, 미세조류 연구는 난청 치료의 길을 열고 있다. 그는 탁월한 연구자들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전 세계의 다양한 연구 교류를 지속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전쟁을 일으키고 과학기술을 홀대하는 국가 원수들은 누구를 위한 미래를 꿈꾸는 걸까.
한국가스공사는 경북권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 사업에 ‘자동 용접’ 공법을 적용했다고 10일 밝혔다. 천연가스 배관 시공에 자동 용접 공법이 적용된 건 이번이 국내 최초다.
가스공사는 “지난해 점차적인 용접사 고령화 추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현장 위험을 최소화하고자 자동 용접 공법을 시범 도입해 품질과 시공성·경제성 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며 “이후 자동 용접 기술 표준과 매뉴얼 등을 마련하고, 이번에 경북권 천연가스 배관 건설 현장에 처음 적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스공사는 다음달 예정된 충남권 천연가스 배관 건설 사업에도 자동 용접 공법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향후 예정된 수도권 전역의 신규 공사 등 전국 천연가스 공급 사업에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가스공사는 현장 시공 여건을 고려한 다양한 용접 방법 추가 개발과 자동 용접 관련 특허 출원 등 기술 고도화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이번 자동 용접 공법 도입으로 현장 안전사고 감소는 물론, 천연가스 공급시설 건설 사업의 효율성 향상도 기대된다”며 “앞으로도 끊임없는 업무 혁신과 기술 개발을 통해 안전하고 안정적인 천연가스 공급 임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주를 덮친 기록적인 폭우로 사망자가 최소 82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희생자들의 사연들이 전해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특히 여자 어린이 캠프 ‘미스틱’ 참여자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가장 큰 피해자가 나왔다. 캠프 참가 학생 10명과 상담사 1명이 실종된 상태다. 캠프 미스틱은 과달루페 강변에 위치한 여학생 전용 여름캠프로, 지난 4일 홍수가 절정에 달했을 때 강물이 2시간도 안 돼 6m 가까이 불어났다.
뉴욕타임스(NYT)는 6일 홍수에 휩쓸려간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달라스 출신 8세 쌍둥이 자매인 한나와 레베카 로렌스는 캠프 미스틱에 참가했다 돌아오지 못했다. 이들의 할아버지 데이브 로렌스는 “우리 모두에게 상상도 할 수 없는 시간”이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두 손녀가 우리 가족에게 준 기쁨을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앨라배마주 마운틴브룩 체로키밴드 초등학교에 다니던 8세 사라 마쉬도 홍수에 휩쓸려갔다. 스튜어트 웰치 마운틴브룩 시장은 사라의 죽음으로 도시 전체가 큰 슬픔에 잠겼다고 전하며 “사라의 가족과 학교, 우리 공동체 전체에 상상할 수 없는 상실”이라고 말했다. 사라의 할머니인 데비 포드 마쉬는 “이렇게 아름답고 활기찬 빛이 우리 삶에 함께했던 것을 영원한 축복으로 여길 것”이라며 “사라는 영원히 우리 마음속에 살아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댈러스에서 온 9세 제이니 헌트도 폭우에 휩쓸렸다. 제이니에게는 첫 캠프 참여였다. 함께 간 사촌 6명은 무사했지만 제이니는 그렇지 못했다.
할머니 할아버지와 함께 과달루페 강변 오두막을 찾았던 13세 블레어와 11세 브룩 하버도 수마에 삼켜졌다. 그들의 조부모는 실종 상태다.
캠프 미스틱의 오랜 책임자였던 딕 이스트랜드도 홍수로 불어난 물에서 아이들을 구출하려다 물에 휩쓸려갔다. 캠프 미스틱에서 상담사로 일하던 18세 클로이 차일드리스도 안타깝게 숨졌다.
텍사스 잉그램의 이동식 주택에서 잠을 자던 27세 줄리안 라이언은 가족을 구하려다 숨졌다. 레스토랑에서 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잠을 청하던 4일 새벽 강물이 집을 덮쳤다. 집안으로 물이 쏟아져들어오자 13개월 아들과 6세 아들을 물에 뜬 매트리스 위에 올려놨다. 라이언은 탈출하기 위해 창문을 주먹으로 뚫다가 날카로운 유리에 팔이 관통할 정도로 크게 베었다. 물이 턱까지 차오르면서 피를 너무 많이 흘린 그는 숨지고 말았다.
그의 약혼자 크리스티니아는 “그는 피를 너무 많이 흘렸고, 자신이 살아남지 못할 것을 알았다”며 “‘사랑해, 정말 미안해’라는 말을 남기고 몇 분 후 세상을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를 구하려다가 죽었다”고 덧붙였다.
텍사스를 덮친 폭우로 최소 82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실종됐다. 사망자 가운데는 어린이 28명이 포함됐다.
뜨겁고 건조한 ‘가마솥더위’가 오는 12일 토요일까지 이어지겠다. 이후에는 뜨겁고 습한 ‘찜통 더위’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0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한반도 상공에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이중으로 뒤덮은 기압계가 오는 12일까지 유지되겠다고 밝혔다. 이번 주초부터 이어지는 서쪽 지역 중심의 극한 폭염은 두 고기압이 대기 하층부터 상층까지 겹쳐진 상태에서 태백산맥을 넘으며 뜨거워진 동풍이 불면서 만들어졌다.
13일 전후로 잠시 두 고기압이 각각 서쪽과 동쪽으로 물러나지만 더위가 누그러지지는 않겠다. 기상청은 두 고기압 사이로 서풍을 따라 수증기가 유입되면서 전국 대부분 지역에 폭염특보 수준의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폭염특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인 상태가 이틀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될 때 발령된다. 동풍이 불며 비교적 서늘해졌던 동해안 지역도 태백산맥을 타고 달궈진 서풍 영향으로 다시 기온이 오를 것으로 보인다.
오는 16~17일에는 차가운 북쪽 기압골이 열대 수증기와 만나며 수도권과 강원 영서 지역에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18일엔 북태평양고기압의 가장자리를 타고 열대 해상의 뜨거운 수증기가 다량으로 들어오면서 남부지방과 제주도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19~20일에는 비가 전국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16~17일 수도권을 중심으로 오는 비는 중부지방 장맛비로 해석했다. 18일 남부지방과 제주에 뿌려지는 비는 장맛비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창재 예보분석관은 “변동성이 크긴 하지만 16일 중부지방에 내리는 비는 찬 공기를 동반한 북쪽 기압골이 내려오면서 영향을 주는 것이라 정체전선 형태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고, 18일 비는 열대 수증기에 의한 것이라 강수 성질이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상청은 중부지방 장마 종료 선언을 유보하면서 제주와 남부지방에서는 각각 지난달 26일과 이달 1일 장마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기상청은 주말 동안 전국 날씨가 대체로 맑은 가운데 금요일인 11일의 낮 최고기온은 25~36도, 12일은 26~36도, 13일은 30~35도를 보이겠다고 예보했다. 11~12일에는 제주도에 5~20㎜ 가량의 비가 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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